독서, 책, 박균호, 책 잘읽는법, 서평 / 독서만담 by 박균호

2023. 6. 12. 12:23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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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만담

박균호 지음

북바이북, 2017

 
 

"책을 읽는다고 돈이 되지 않는다"로 시작되는 받아쓰기를 무작정했던 대학시절 미국문학수업 첫 강의시간 ! 이해되지 않았던 교수님의 행동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되어 작가라는 직업을 얻음으로써 독서가 단지 읽는 즐거움과 마음의 양식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저자는 살고 있다.

아내와의 냉전에서 저자가 늘상 패배만 할때마다 들었던 생각,, 진즉에 읽었 두었으면 매번 말싸움에서 지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저자의 푸념에 웃음이 나온다. 아무튼 무엇보다도 살아가는 일에 있어서 가장 즉시, 가장 완벽하게, 가장 손쉽게, 가장 가성비있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책을 읽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는다고 해도 그 책을 읽는 사람의 나이, 처지, 생각의 깊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공감과 감동이 다르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문장의 구절도 다르리라. 많은 책들이 출간되어져 나오게 된 경위와 에피소드가 이야기전하듯 재미있게 적혀있다. 우리는 이미 완성되어 나온 책을 읽으며 , 그 책속의 주인공과 스토리 그리고 배경등에 보통 집중하게 된다.

<독서만담>에서는 책이 나오기까지의 뒷이야기도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어서 독서에 부담을 느끼는 독자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게 해준다. "책의 용도" 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도 책은 읽기만 하는 물건이 아니고 베개로도 사용할수도 있고, 컵라면 뚜껑누르기용이나 라면 냄비 받침대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재미있게 적고 있다. 대놓고 이렇게 책을 막 대하는 듯한 글도 매우 재미있다. 그리고 너무 두꺼운 책은 베개로 사용하기 어려우므로 베개로 사용하기 알맞은 높이의 책으로 1999년 출간된 푸시킨 작품집<뿌쉬낀> 과 글항아리출판사책들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당연히 베개로만 사용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책의 내용으로 독서를 연결시켜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내등 가족과의 생활에 얽힌 에피소드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속 순간순간에 얽힌 사소한 감정이나 일들을 관련 주제와 연결하여 자연스럽게 책을 추천하고 있다. 진정한 독서는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반영되어 실천되어져야 한다는 많은 작가들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준다. 아내와의 일상속에서 느끼는 동상이몽의 순간에 저자는 이윤기의 소설 <하늘의 문> [열린책들, 1994]을 떠올린다. 같은 책을 두 번 이상 읽지 않는 저자가 3번이상 완독한 책이라고 한다. <하늘의 문>의 미친개스토리를 통해서는 ' 인생철학-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는 독서소감을 떠올리기도 한다. 아내와 참가한 국카스텐공연을 계기로 <PAINT IT ROCK> (남무성지음, 북폴리오, 2014, 전3권)을 찾아 읽기도 한다. 독서는 역시 실천이 중요하다.

하지만 책의 내용 일부를 보면 저자는 과거의 사람이 더 편하고 가지고 있던 서재속 추억의 책친구를 만나는 것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 듯하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다. 새것도 좋고 과거의 것도 좋다. 세상이 바뀌고 트랜드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의 새로운 감동과 공감은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는 생각이다.

 
 

P11

나의 숙원사업은 아직 남아 있다. 소파가 차지하고 있는 마지막 한 벽을 책장으로 채우려는 야욕말이다.

물론 서재의 소파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하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그래도 장서가에게 일순위는 의미있는 장서의 증가이지 독서의 안락함이 아니다

P 60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아끼고 반가워한다...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고 지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괜한 자부심이 든다.... 독서모임구성원들은 서로를 참 귀하게 여긴다.

P77

나는 아내에게 근사한 패배자이자 불쌍한 패배자가 되고 싶었다. 아내와 나와의 싸움은 늘 패자에 대한 배려가 있고, 패자는 그 나름대로의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 마련이었다. 더구나 아내는, 영민하여 우매한 나로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내가 아내와의 싸움에서 가장 했던 가장 영리한 행위는 쪼잔한 승리자가 아닌 위대한 패배자의 노릇을 지향해왔다는 것이다.

P169

1등 제일주의는 그 뿌리가 무척 깊고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오죽하면 취미 생활에서도 1등 제일주의가 적용될까. 슈퍼 히어로로 주목받는 극소수의 화려한 승리자를 우러러보는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1등 제일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패배자이지만 그들이 라고 "위대한 " 면이 없겠는가

책 속 한 줄 문장 ( P45 )
계절이 바뀌면 이불을 바꾸고 집 안 분위기를 바꾸듯이 서재의 책꽂이도 가끔 앞줄과 뒷줄의 책 위치를 바꾸어서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책을 전면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친구를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