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 아닐 아난타스와미

2023. 6. 16. 14:34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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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by 아닐 아난타스와미


도서관에서 제목에 이끌려 읽어 본 책입니다.






뇌과학이 밝힌 인간 자아의 8가지 그림자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저자
아닐 아난타스와미
출판
더퀘스트
발매
2023.03.15.









요즘 저는 오은영 박사님이 진행하시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국민 멘토라 불리는 오은영 박사님과   다양한 고민을 가진 출연자들과의 상담 과정을 시청하다 보면 그들이 성장하면서 겪었던 가정환경이나  특정 경험들을 오은영 박사가 의도적으로 꺼내보도록 하게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어김없이 원인이 되는 과거의 경험을 찾아서 서로의 인과성을 정리해 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자폐증, 유체이탈, 도플갱어, 황홀경 간질, 조현병, 알츠하이머병 등 자신에 대해 혼란한 정체성을 가진 8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그들에 대해 분석하고 궁금해하고 때로는 공감하고 동일시하며 그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공학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의사로 느껴질 만큼 의학적, 심리적인 접근을 하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주고 있습니다.



저자 아닐은  <뉴사이언티스트>의 전 편집장이며 고문이며, 첫 책 <물리학의 경계>라는 책이 2010년 올해의 책으로 세계 물리학회 회보에서 선정될 만큼 탁월한 문체와 과학적 접근으로 과학저널리즘 분야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수많은 삶의 장면들이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생겨났을 텐데, 그 장면들 중  유독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장면들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큰 임팩트를 줄만한 사건 속의 기억이라면 당연하게 고스란히 기억될 수 있겠지만, 그다지 기억될만한 특정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기억되어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 속의  "나"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왜 유독 그 장면이나 그 상황 속 특별한 기분에 꽂혀 수 십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뇌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을까?

의도적으로 기억하려고 해도 서서히 사라지는 다른 기억이나 기분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뇌란 신체기관은 정말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무언가의 작업을 누구의 명령에 의해 수행하고 있는 걸까요?

​​



[ 황당하게도 자기 뇌가 죽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48살 환자 그레이엄]



[30년 전 병원 고층에서 떨어져 죽은 동생에 대한 기억을 가끔 잊어버리며 그 동생이 살아있다는 착각을 하는 앨런]



[영화배우처럼 잘 생겼지만, 자신의 이름을 실명으로 밝히기 싫어했고 자신의 다리가 갑자기 기괴하게 느껴지고 다리의 느낌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아 자신의 다리를  자르고 싶어 하는  데이비드]



[조현병 가족력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의 어떤 무언가의 힘이 자신을 조종한다고 생각하고 자해를 시도하는 소피]



[마약을 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다 위탁가정을 오가기도 하고 방치된 유년기의 삶 속에서 정신적 언어적 폭력 속에서 살았으며 늘 꿈속을 헤매는 것처럼 자신의 몸과 주변의 모든 것이 꿈속 같다는  니컬러스]



[소통이란 쌍방향에서 일어나는 행동인데, 변형된 자아로 타인의 마음을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알렉스와 같은 사람들]



[또 다른 내가 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확신하는 환각 증상을 가지고 있는 도플갱어, 유체이탈, 자기 환영 현상들 가진 어슈인]



[발작으로 기직 맥진해져서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지지만  발작을 일으킬 때 매번 황홀함을 느낀다는 황홀성 간질환자 23살 여성과 에른스트]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8가지의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방법으로  자아를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되는 자아의 모습이 그들의 인식 속에서는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가 있게 거죠.



우리의 뇌는 다양한 내외부의 감각 신호들을 통합해서 가장 그럴듯한 원인을 예측해 내고  그 항상성과 돌발성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뇌가 내리는 최선의 선택을 " 지각"이라고 한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류가 적으면 적을수록 우리는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는 거죠. 반면에 예측 오류가 커지면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것이고요.



우리가 생활 속에서 틈틈이 느끼기도 하는 불안이라는 감정은  우리를 마이너스시키는 것이 아니라 뭔가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니 조치가 필요하다고 뇌가 신체에게 반응하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었네요. 아하!



자신과 주위 환경에 대해 자아인식이 높은 사람은 모든 것이 일체감을 느껴서 자신과 세계의 경계가 녹아버린 것처럼 생각된다고 합니다.



저자 아닐은 <몰입: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나다,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의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몰입"이란 삶에 완전히 관여하는 과정이자 기쁨과 창의력이다. 완전한 몰입을 위해서는 자의식을 잃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우리는 일상에서 우리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아예 자의식이 없어지는 일심의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 좋은데 이것은 명상이나 몰두에서 얻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아, 그렇다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종종 나를 찾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죠.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어찌 보면 그런 마음의 내면에  너무도 나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해있던 내 자아를 나에게서 좀 멀리 떨어트려  쉬게 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잠재해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서 비유하고 있는 예를 소개하면,

힘든 등산을 하게 되면 아무 생각 없이 등반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런 상태에서는 어떤 깨달음조차도 필요 없는 상태가 되겠죠.

즉 자의식을 안 하는 상태인 거죠.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무위식 속에서만 산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나에게만 집중한 체로 의식을 긴장시키며 살아갈 수도 없는 일이죠.

​​

책을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무의식 속에서 단순하게,

때로는 나에게 집중하여 나를  의식하며 살면서

나와 세상이라는 경계를 적절히 넘나들며 살 수 있다면 뇌과학에서 가장 난제라고 불린다는 자아의 그림자를 쫓는 여정이 조금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책 속 한 줄 문장 (P 313)

신체적 자아와 서사적 자아가 그 사람이 속한 문화적 맥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이해를 통해 살아 있는 인간에 관한 한 뇌, 몸, 마음, 자아, 사회는 모두 서로 분리 될 수 없다